김미정 기자 | voice645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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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평곤 작가의 ‘돌아가는 길’. 인류는 대자연 일부로, 대자연으로의 회귀가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낙원유람’ 주제로 사람, 자연, 미술 소통의 기회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전남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국가정원이 한달간 세계적인 작가들의 미술작품과 어우러져 ‘낙원’으로 변화한다.
제1회 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가 ‘낙원유람’이라는 주제로 18일부터 순천만국가정원 실내와 실외에서 펼쳐진다. 순천만국가정원 전체를 ‘실낙원’ ‘복낙원’ ‘세계의 낙원’의 3가지 섹션으로 나눠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예술작품을 전시한다.
▲ 스티븐 시걸의 작품. 1990년 이후 제작한 일련의 종이 작업 중 가장 최근 작품으로 7000㎏에 달하는 신문지를 살아 있는 나무나 죽은 나무 사이에 엮듯이 쌓아 올린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 터키 이스탄불 출생의 겐코 귤란 작품. 작품 이름은 마지막 미로다. 작품 속으로 관객이 들어가 경험하고 사색할 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이번 미술제는 원로에서 중진, 신진까지 세계 26개국 58명(팀) 작가들이 참여했다. 외국 작가로는 캔, 병, 신문지 등을 압축한 거대 조각으로 유명한 스티븐 시걸(63, 미국), 시공간의 특징을 잘 살린 자연 친화적 조각으로 유명한 중진 로저 리고스(51, 독일), 중국 현대미술 탑10의 양친(57) 등이 참여한다.
국내 작가로는 한국 실험 미술의 양대 산맥으로 왕성한 노익장을 보여주는 원로 이승택(84)과 김구림(80), 대나무로 만든 거인으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표현한 최평곤(59), 현대 사회의 단면을 꼬집는 김기라(42) 작가 등이 참여한다.
▲ 네덜란드 출생의 피어 홀투이젠 작품. 공간낙원으로 한계 지역에서의 속박을 극복하려는 목표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 태국 출생의 액차용 폰카존키지쿨의 ‘균형’. 정의와 평화의 화신에 근거한 작품으로 이상적 세계에서 균형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저울에 돌을 직접 올려봄으로 우리 스스로의 행위를 통해 균형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이번 미술제의 주제가 ‘낙원유람’인 만큼 대부분의 작품을 자연과 어우러지게 표현, 자연으로 돌아가고 영원한 고향 낙원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심리를 반영했다.
김성호 총감독은 “제1호 국가정원을 잘 활용해서 자연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어우러진 작품을 설치한 점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대중이 찾는 곳이니만큼 미술이 대중의 삶 속에 파고들어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6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 ‘막올라’
- 11월 18일부터 12월 18일까지, 야외설치전, 실내전시, 퍼포먼스 등 26개국 58팀 참여
[정책평가신문]정석철 기자=순천만국가정원이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2016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가 18일 막이 올랐다.
이번 미술제는 국내외 유명작가 26개 58팀이 참여하여 야외설치전, 실내전시, 퍼포먼스, 관객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12월 18일까지 열린다.
▲ 자연환경미술제개막 © 정책평가신문
개막행사는 야외·실내 전시관람, 작가 퍼포먼스, 대북 퍼포먼스, 발레, 모듬북 공연 등 축하공연 등이 펼쳐졌다.
야외설치전은 ‘낙원유람’ ‘낙원유람’을 주제로 순천만국가정원의 WWT습지 일대에 전시돼 있다.
▲ 자연환경미술제개막 © 정책평가신문
외국작가로는 캔, 병, 신문지 등을 압축한 거대 조각으로 유명한 스티븐 시걸, 자연친화적 조각으로 유명한 독일의 로저 리고스가 참여하고 이승택, 김구림, 최평곤, 허강, 이용백 등 내노라 하는 한국작가들이 참여했다.
▲ 로저리고스 날개 © 정책평가신문
실내전시는 ‘남도의 낙원’을 주제로 관객들이 발을 디딘 바로 이 남도의 땅에서 낙원을 만나게 된다는 개념이다. 김기라, 이경호, 조영아, 양친, 후양쑤, 래이 해리스 등 국내외 작가 12인(팀)이 참여하여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등 예술작품을 선보이면서 생태와 자연, 환경의 문제를 성찰하게 된다.
▲ 스티븐시걸 순천에서 엮다 © 정책평가신문
퍼포먼스는 ‘큰 뜰 유람’이란 주제로 방효성, 신용구, 알리 브람웰, 가브리엘 아담스, 수잔뮬러&프레드 루디 등이 참가해 자연과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한국의 선비 정신과 자연이 녹아 있는 유희가 펼쳐진다.
▲ 자연환경미술제개막 © 정책평가신문
다양한 관객 참여 프로그램인 부대행사로 작가의 어시스턴트로 제작에 참여하는 ‘나도 작가’,를 비롯 ‘나도 사진가’, ‘나도 기자’, ‘나도 미술 평론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미술제 관계자는 “이번 미술제를 통해 순천이 가든아트라는 새로운 정원문화의 지평을 열게 될 것이며, 정원에서 느끼는 예술을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최평곤의 돌아가는 길 © 정책평가신문
행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2016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 집행위원회 사무국(061-755-9053)으로 문의하면 된다.
대자연의 품에 안긴 예술... 여기, 낙원이 있었다-국민일보
2016 순천만 국제자연환경미술제… 18일부터 한달간
천혜의 습지와 인공의 국가정원을 갖춘 ‘대한민국 생태 수도’ 전남 순천에서 현대미술축제가 처음 열렸다. 2014년 4월 개장 이래 입장객 500만명을 돌파했다는 ‘순천만 국가정원’에서다. ‘2016 순천만 국제자연환경미술제’라는 이름으로 18일부터 한 달 간 열리는 행사는 자연환경 미술제라는 점에서 새로운 실험이다.
미술기획자 김성호(51)씨가 전시 총감독을 맡아 ‘낙원유람’이라는 주제로 26개국 58명(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공식 개막에 앞서 지난 17일 다녀왔다.
미술제는 국가정원의 서문쪽 일대에서 펼쳐진다. 각국 국가정원이 있는 동문 일대와 달리 서문 일대는 작은 호수(습지)가 자리해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더 강하다. 초겨울이라 한층 부드러워진 햇빛에 반짝이는 억새, 나무 굴곡이 멋스러운 버드나무 등이 잔잔한 수면과 조화를 이루는 호수. 그 입구에 고개 숙인 사람 형상의 대나무 조각이 우뚝 서 있다. 총 3점의 대나무 조각 연작은 크기가 점점 작아져 수면 아래로 걸어 들어가는 연속 동작을 보는 듯하다. 최평곤(58)작가의 설치 작품 ‘돌아가는 길’이다. 그는 “인간의 탐욕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호수 위에는 조은필(37)의 ‘푸른 깃털’, 깃털이 배처럼 리듬감 있게 잇달아 서 있는 스위스 작가 로저 리고스(51)의 ‘날개’, 작은 배에 ‘인공 달’을 싣고 있는 허강(58)의 ‘만천명월’ 등 몇 점이 설치돼 있다. 어느 것도 압도적 크기로 감탄을 자아낼 만큼 존재감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습지 주변 정원 곳곳에도 작품들이 숨은 듯 있다.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이승택(84)의 ‘기와 입은 대지’는 지붕 위에 서 있던 기와가 땅 위로 내려와 자연의 품안에 안긴 듯한 편안함을 준다. 미국 작가 스티븐 시걸(63)의 ‘순천에서 엮다’는 7000㎏에 달하는 신문지를 나무 사이로 디귿(ㄷ)자형의 작은 요새처럼 쌓아올렸다. 작가는 “신문지 위로 버섯과 이끼 등이 자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 참여형도 있다. 태국의 젊은 작가 액차용 폰카존키지쿨(28)의 ‘균형’은 여인의 형상을 한 대나무 조각의 양쪽 손에 바구니 저울이 매달려있다. 관람객들이 돌을 하나씩 올려 양쪽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작품이다. 그는 “현실에서 낙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균형이 중요하다. 관람객이 그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된 작품은 하나 같이 ‘부끄러운 듯’ 전시돼 있다. 자연과의 부조화를 억제하기 위함이겠지만, 한 두 작품 정도는 ‘스케일의 존재감’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압도적 크기가 주는 숭고의 감동은 충분히 자연과 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산부족이 스케일의 부족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전시 기획자 A씨는 “10억원의 예산은 현대미술제를 치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제습지센터 안에서는 실내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골판지 상자를 이용해 풍경을 부조하는 순천 출신 작가 양나희(34)의 ‘삶의 풍경‘,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웅덩이에 뛰어내리는 로맨틱한 자살 소동을 풀어낸 호주 작가 래이 해리스(46)의 비디오 작품 ‘도약(내 사랑을 위한)’, 갈대를 이용한 터키 작가 바톨 토팍(49)의 키네틱 아트 ‘자연의 리듬’ 등 장르가 다양하다. 하지만 전시 전용공간이 아니라 1층 로비와 복도 등에 설치됐다. 하나하나는 눈길이 갈 수 있는 작품들이지만 집중해서 감상하기에는 지나치게 어수선한 공간이다.
청주시에서 지난 9월 선보였던 ‘청주 직지코리아’도 전시장소로 적합하지 않은 청주예술의전당 로비에서 열렸으나, 이번과는 대조를 보였다. 당시에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영국 디자이너에 인테리어를 의뢰해 붉은색 카펫으로 통일감을 줬다. 관객이 현대미술과 제대로 놀게 하려면 좀더 과감한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순천=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