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닌 나 Another I in my mind>
<내가 아닌 나> 작품은 진정한 나의 모습이 큰 인간속의 작은 인간인지, 작은 인간을 품은
큰 인간인지, 세상과의 관계에서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내가 아닌 나>는 해인사의 일주문 앞에 설치되고 있는데요,
6m가 넘는 조형물이기때문에 설치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다고 하네요
일주문 앞에서 마추치게 될 <내가 아닌나>.
해인아트프로젝트2013에 오셔서 여러분들의 진정한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해인아트프로젝트의 작품설치는 더위속에서도 계속됩니다.^^
[출처] 해인아트프로젝트-작품설치과정(최평곤 작가)|작성자 HAEINART2013
心을 만나고 心을 닦는다- 경향신문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ㆍ27일부터 해인아트프로젝트… 해인사 곳곳에 현대미술 70여점
천년고찰 해인사 일대에서 현대미술 축제가 벌어진다. 2011년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돼 27일부터 11월10일까지 45일간 펼쳐지는 ‘해인아트프로젝트’다. 대장경 조성 1000년을 기념하는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의 특별행사로 시작된 해인아트프로젝트의 올해 주제는 ‘마음心’이다. (사)해인아트프로젝트의 향록 스님은 “팔만대장경 8만1258장의 경판에 새겨진 글자 5200여만자의 핵심을 단 한 글자로 요약하면 바로 마음 ‘심’이라 할 수 있다”고 주제 선정 취지를 설명했다.
김지연 큐레이터는 “예술가와 스님은 모두가 구도의 길을 걷는 수행자로 관습에서 벗어나려는 태도야말로 예술과 불교가 통하는 부분”이라며 “해인아트프로젝트는 종교를 뛰어넘어 그동안 굳어진 예술언어·종교언어·관습을 깨고 새로움을 추구하며, 우리가 놓치고 사는 본질을 바로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국내 작가 21명(팀)과 인도·미국·스페인·이탈리아 등 해외 작가 9명(팀)이 주제인 ‘마음’을 자기만의 예술적 언어로 해석해 형상화한 현대미술 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 회화, 입체, 미디어, 설치 등의 다양한 작품들은 해인사 경내뿐 아니라 성보박물관, 가야산 홍류동 계곡 6.3㎞에 조성된 소리길에도 설치돼 관람객들에게 자연풍광과 어우러져 색다른 감동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평곤의 ‘내가 아닌 나’, 대나무·철, 300×330×650㎝
해인사로 가는 소리길에서는 인도의 쉴파 굽타의 작품 ‘100개의 계단’이 관람객을 맞는다. 관람객이 밟고 지나갈 100개의 돌 위에 여러 단어를 새긴 작품으로 관람객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발걸음 하나하나를 음미하게 된다. 김성복과 성신조각연구회는 지나치기 쉬운 자연석 징검다리에 연꽃을 조각했으며, 윤석남은 유기견의 아픔을 달래고자 5년에 걸쳐 제작한 설치작품 ‘1025:사람과 사람 없이’를 설치했다.
성보박물관에는 인도 작가 헤마 우파디야가 작은 쌀알에 철학적 글귀들을 새긴 쌀알 조각품을, 홍콩의 렁 미핑은 홍콩 스님들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2000개의 어린아이 신발을, 임옥상은 사람들이 화엄경을 필사한 200여장의 비단 천을 설치한다.
해인사 일주문 앞에는 대나무로 작은 인간을 품은 더 큰 인간을 형상화한 ‘내가 아닌 나’가 세워져 관람객 자신의 모습과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뮌(김민선·최문선)은 대적광전 앞마당의 정중탑 표면에 자연과 건축물 이미지를 영상으로 투영하고, 천경우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고통의 무게만큼 돌을 채운 붉은 주머니들을 대적광전 앞마당에 설치해 각자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게 한다. 1688-3094
현대미술, 합천서 천년고찰을 물들이다-경기도민일보
[천년 古刹과 현대 美術의 만남… 해인아트프로젝트 오늘부터]-조선일보
2013.09.27 03:17
폐지로 만든 불상 '매점불' 등 미술로 구현하는 '마음' 주제로 국내외 30팀 작품 70여점 설치
절 찾는 신도 줄어드는 현실에 볼거리로 대중성 갖자는 뜻도
'해인아트프로젝트 2013'이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합천 해인사에서 열린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의 일환으로 해인사 경내, 가야산 산책로 소리길, 성보박물관에 국내외 현대미술작가 30팀 작품 70여점을 설치했다. 2011년에 이어 2회째인 이번 전시의 주제는 '마음'. 전시를 총괄한 향록 스님은 "팔만대장경을 한 글자로 요약하면 바로 '心'이다. 실체가 없는 '마음'을 현대미술을 통해 구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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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해인사 곳곳에 미술 작품으로 구현됐다. 큰 사진은 해인사 일주문 곁에 설치된 최평곤의‘내가 아닌 나’. 작은 사진은 김월식과 무늬만 커뮤니티의‘매점불’(위), 합천 치인리 마애불입상의 부분(아래). /합천=곽아람 기자·대장경축전조직위 제공
인도 작가 쉴파 굽타(37)는 소리길 바닥에 100개의 돌판을 박아 넣었다. '믿을 때면 눈앞에 나타나는 영혼의 존재', '나의 내면을 듣는다' 등 법화경을 해석한 구절들을 새겨넣어 산책자들은 걸으면서 명상을 할 수 있다. 성보박물관엔 화엄경 구절을 적은 12m짜리 비단 천 210장을 천장에 매달아 사이를 거닐며 미륵불 이미지를 그리게 한 임옥상(63)의 '허허미륵(虛虛彌勒)'이 놓였다.
전시가 끝나도 작품 대부분은 해인사가 구입해 남겨두기로 했다.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방편이다. 스님들이 기도하는 곳으로, 일부 재가불자(在家佛子)들에게만 공개되던 높이 7.5m짜리 합천 치인리 마애불입상(보물 제222호)도 전시 기간 동안 일반에 개방된다.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영험함으로 이름난 불상이지만, 불상을 만나기 위해 왕복 2시간 동안 바위투성이 산길을 오르내릴 수 있을 만큼의 신심(信心)은 필수다. (055) 934-3173
보이나요, 내려놓지 못한 마음
중앙일보] 입력 2013.10.01 00:54 / 수정 2013.10.01 01:03
합천 해인사, 11월까지 '해인아트프로젝트'
해인사가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계기로 현대미술전 ‘해인아트프로젝트’를 연다. 주제는 ‘마음’. 해인아트프로젝트 사무국장 향록 스님은 “대장경 8만1258장에 새겨진 5200만여 자를 한 글자로 요약하면 바로 마음이다. 마음이야말로 불교의 핵심이자, 우리가 늘 깨닫고 싶어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구헌주·김기철·천경우, 인도의 리나 칼라트,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피렐리 등 국내외 예술가 30팀이 해인사 안팎에 작품 70여 점을 설치했다.
국내외 작가 30팀 참여
인도 미술가 실파 굽타는 법화경에서 착안한 문구를 100개의 돌에 새겨 절 앞 산책로인 소리길에 깔았다. ‘다시 나를 향해 걸어볼까’‘당신이 떨치지 못하는 한’ 등의 글귀가 호젓한 숲길 걷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일주문(一柱門) 앞엔 대나무를 엮어 만든 6.5m짜리 사람이 섰다. 최평곤씨의 ‘내가 아닌 나’는 수행정진의 길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속세를 돌아보듯 고개를 돌리고 있다. 안이 보이는 대나무 인간은 속에 검게 칠한 또 다른 대나무 인간을 담고 있다. 무엇이 진짜 ‘나’인가.
마음을 주제로 하는 만큼 이곳의 장소특정적 설치 작품들은 제 존재를 과시하지 않고 풍경에 자연스럽게 묻어 들어갔다. 큐레이터 김지연씨는 “신도가 줄어들고, 그들조차 절을 자주 찾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주 찾게 할 것인가가 오늘날 사찰의 고민”이라고 이번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했다.
폐지·박스로 만든 불상도
이곳엔 지금 부처가 많다. 대적광전의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뿐 아니라 소리길에 새로 만든 와불(박상희 작), 아트 프로젝트를 계기로 일반에 공개한 가야산 마애불 입상(보물 제222호), 그리고 폐지로 만든 ‘매점불’까지-.
절 밖 매점으로 쓰이던 팔각정에 폐지와 박스 테이프로 만든 허름한 불상이 약한 자, 외로운 자들을 굽어 살피고 있다. ‘김월식과 무늬만 커뮤니티’는 이 불상 제작을 위해 전국의 폐지 수거 어르신 108명에게 종이 박스를 사들이고, 이들의 소원을 받아 불상 안에 복장(伏藏)했다. 건강·소원성취·극락왕생, 넘쳐나는 기복 가운데는 ‘소원을 물어봐줘서 감사하다’는 메모도 있었다.
절에서부터 왕복 2시간, 가야산을 오르내리며 마애불 입상에 간구하던 1200년 묵은 기도라고 그리 달랐을까. 해발 1000m에 자리잡은 높이 7.5m의 아미타불은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을 하고 세상을 굽어보고 있다. 도둑질·살인 등 죄많은 이들까지 극락정토로 이끌겠다는 부처, 거듭된 전란으로 도탄에 빠진 통일신라 시대의 구세주가 오늘날의 폐지 부처와 조응한다.
전시는 11월 10일까지. 해인사는 가야산 단풍이 한창일 18일을 해인아트데이로 정하고 법고대회 등 부대행사를 마련한다. 1688-3094.
합천=권근영 기자
산사로 간 예술-한겨레신문
등록 : 2013.10.01 19:40수정 : 2013.10.01 20:40
가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간직한 사찰과 예술이 만난다. 해인사 일주문 앞에 들어선 조형물 ‘나 아닌 나’(최평곤 작). 해인아트프로젝트 제공 |
합천 해인사 ‘해인아트프로젝트’
홍류동 계곡부터 사찰 경내까지
국내외 30팀의 작품 70여점 전시
구례 화엄사 ‘화엄음악제’
‘첫번째 빛’ 주제로 19일부터 공연
참여자들 템플스테이 참여할수도
■ 해인사, 미술 전시장이 되다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 깃발이 움직이는가, 바람이 움직이는가. 제자들의 다툼을 보고 육조 혜능선사는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깃발도 아닌 그대들의 마음이라 했다. 1100년 전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종찰 해인사에서 마음을 주제로 한 현대 미술제 해인아트프로젝트가 11월10일까지 열린다.
해인사 들머리 홍류동 계곡에서 성보박물관을 거쳐 해인사 경내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작가 30명(팀)의 평면, 입체, 미디어, 설치 작품 70여점이 깔렸다. 워낙 넓은 곳 구석구석에 설치돼 자칫 지나칠 수 있지만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 시선이 갈 법한 곳들에 작품들이 들어갔다. 자연-인공, 전통-현대, 옛것-새것 등이 만나 생기는 파장이 번져나온다.
홍류동 계곡을 따라 설치된 작품은 자연과의 만남. 인도 작가 실파 굽타는 100개의 돌판에 화엄경에서 얻은 글을 새겨 오솔길에 박았다. 흙에 묻혀 잘 보이지 않는데, 발바닥, 손바닥으로 닦으면 ‘믿을 때만 눈앞에 나타나는 영혼의 존재’ ‘배설물 담즙 담 고름 피 땀 지방 눈물 기름 침’ 등의 글귀가 나타난다. 박상희 작가는 자연석 화강암 바위에서 천년 잠을 자는 와불을 깨웠다.
성보박물관과 사찰 경내는 고금의 대비. 박물관 지하 목판보관실에 조소희 작가는 실을 얽어 스멀스멀 피어나는 연기처럼 만든 작품을 선보인다. 절 앞 매점으로 쓰던 육각정에는 ‘김월식과 무늬만 커뮤니티’ 팀이 만든 ‘매점불’이 들어섰다. 108명의 어르신한테서 구입한 폐지로 동굴을 만들고 부처를 모셨다. 일주문 앞에 세워진 최평곤의 대나무 인간이 장승처럼, 미륵처럼 버티고 서 있고, 종각 기둥에는 안상수의 한글주련이 걸렸다. 저녁이면 대적광전 앞 석탑에 뮌의 작품이 투사되는데, 탑의 표면이 이미지로 채워지고 비워지면서 지켜보는 이의 마음도 비워진다.
화엄음악제 2011의 모습. 화엄음악제 제공 |
■ 화엄사, 음악 공연장이 되다 단풍이 지리산 자락을 붉게 물들이는 19일부터 전남 구례 화엄사에선 불교문화가 어우러진 ‘화엄음악제’가 열린다. 올해 여덟번째를 맞는 음악제의 주제는 ‘첫 번째 빛’. ‘내 안의 빛’을 가리키며, 우리 모두가 빛이라는 사실을 처음 깨닫는 순간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인도 출신의 영적 지도자 지두 크리슈나무르티(1895~1986)의 “스스로 빛이 되어야 한다. 진실은 외부가 아니라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에서 따왔다.
올해 ‘화엄음악제’에는 ‘소리의 생태학자’로 불리며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과 악기를 연구하는 독일 음악가 슈테판 미쿠스를 비롯하여 정재일, 카입(이우준), 최고은, 정가악회, 원일이 출연하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준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어 420년 만에 복원된 화엄사 대범종의 소리를 바탕으로 음악제의 시작과 끝을 제의적으로 열고 닫는 카입과 정재일, 그리고 원일 세 음악가의 특별한 사운드 작업이 눈길을 끈다. 또한 18일 전석 초대로 이뤄지는 전야음악회에서는 국악인 강권순의 가곡이 화엄사의 각황전에서 처음으로 연주된다.
화엄음악제는 2006년 화엄사의 주지 종삼 스님과 순천대 박용범 교수(가수 박치음·전 총감독)의 인연으로 비롯되었다. 해마다 10월 대웅전 앞마당에서 우주의 모든 사물은 하나로 융합하고 있다는 ‘화엄사상’을 배경으로 지난해까지 ‘화엄국제영성음악제’라는 이름으로 열어왔다. 세계적인 영성음악가들이 모여 전쟁과 기아, 인종갈등의 극복을 통한 개인의 내적 평화와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주로 선보였다. 올해부터 ‘화엄음악제’로 이름을 간소화하고, 화엄사의 새 주지 영관 스님과 총감독을 맡은 원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영성음악제의 뜻을 이어간다. 딸림행사로 신청자를 대상으로 19일 오후 1시부터 20일 오전 11시30분까지 ‘템플스테이’도 열린다. www.hwaeom.org. (061)782-7600.
해인사/임종업 기자,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가야산 소리길~해인사 현대미술로 수놓다 | |||||||
해인아트프로젝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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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승인 2013.10.08 18:12: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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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용과 서양의 Dragon은 생김새부터 사뭇 다르다. 드래곤은 거대한 도마뱀의 모습에 뿔이 달리고 목이 길며 박쥐의 날개를 달고 있고, 손발에는 예리한 발톱이 있고, 딱딱한 비늘이 달려 있다. 서양의 용인 Dragon의 발생지는 보통 메소포타미아로 추정되며, 그 역사는 중국의 용보다 훤씬 오래된 수메르시대로 보는 게 일반적인 학설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문화권에서의 용은 항상 최고의 위엄과 권능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반면 서양에서는 바닷속 암흑세계에 살면서 죽음, 죄악을 불러오는 괴물로 인식된다. 유럽 일부 나라에서는 용이 땅속에 살면서 인간의 재물을 지켜주는 성스러운 동물로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톨릭의 전파로 그 상징성이 점차 바뀌게 된 것 같다. 카톨릭성화에서는 성모마리아가 용(뱀)을 발로 밟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용이 악의 화신이기 때문이다. 결국, 용이 갈구하는 최후의 목표와 희망은 구름을 박차고 승천하는 일이다. 물론 전주 용머리고개 전설은 이와는 그 내용이 다르며, 김제 쌍룡놀이의 용 역시 슬픈 사연이 깃들어 있지만 남원 용마놀이에 등장하는 용은 ‘긍정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김제 벽골제는 용의 전설이 뿌리 깊게 살아 숨 쉬는 고장으로 2012년 흑룡의 해를 맞아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흑룡의 기운을 받고자 하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어 2012년 새로운 관광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벽골제를 지키는 수호신 쌍룡은 단야낭자 설화와 연계해 두 마리의 용이 포효하는 모습으로 설치됐으며, 그 위용이 대단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찾는 이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고대수리시설인 벽골제에 있어서 제방의 보존.관리가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가뭄과 홍수를 주재하는 수신으로서의 용인 벽골룡과 흑룡의 쌍룡전설이 자연스레 이곳의 전설로 자리잡았다.
‘용오름’은 작가 최평곤씨에게 의뢰하여 제작, 설치한 조형물로 철근 구조 위에 방부 처리된 대나무로 제작, 조형적으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수명도 반영구적이다. 용이 힘차게 도약하는 모습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용오름’의 크기는 길이 24M(총 길이 54M), 높이 15M, 지름 2M이다. 벽골제는 우리나라의 4대 수리 시설(제천의 의림지, 밀양의 수산제, 상주의 공검지)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시설로 세계 최대 최고의 수리 시설로 유명하다. 벽골제 제방 축조와 관련된 전설에 청룡과 백룡 등 쌍룡이 등장,이 전설을 극화한 ‘벽골제 쌍룡놀이’는 1975년 9월에 열린 제16회 전국 민속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민속자료 제10호로 지정되어 해마다 ‘김제지평선축제’때 선보이고 있다. 벽골제는 통일신라시대에 저수지의 둑으로, 호남평야 한복판에 있어 당시 농민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 놀이는 둑의 축조 전설이 결부된 향토신사(鄕土神祀)로 여겨지며 두 가지 얘기가 전하고 있다.
신라 제38대 원성왕때의 일이다. 토목기술자인 원덕랑을 급파하여 벽골제를 보수케했다. 원덕랑은 김제태수와 상의하여 벽골제를 보수하고, 태수의 딸 단야가 아버지를 돕다보니 같이 일을 한 원덕랑과 친해졌고, 또한 그를 흠모하게 되었다. 그런데 큰 공사에는 용추에 제물을 바쳐 용의 노여움을 달래야 공사가 순조롭다고 하여 제물될 아가씨를 찾고 있었다. 이때 원덕랑 약혼녀인 월내가 고향에서 공사현지까지 오게 되었다. 마침 김제태수는 딸과 원덕랑을 맺어주고 월내를 용의 제물로 하면 좋겠다 하여 계략을 세웠다. 이를 알게된 단야는 고민 끝에 아버지의 살인도 막고, 원덕량이 월내와 결혼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면 더없이 좋겠다하여 스스로 용의 제물이 된다. 이러한 단야의 효심과 희생정신의 뜻을 가리기 위해 이곳에 단야각과 단야루를 세웠으며, 영정도 모시게 되었다. 이 벽골제에는 아름다운 전설 하나가 전하여 온다. 신라 원성왕 때 벽골제 보수공사를 위하여 이곳에 온 원덕랑은 김제태수의 집에서 지내며 공사를 감독했다. 태수의 딸 ‘단야’는 점차 원덕랑을 짝사랑하게 되었지만 그에게는 고향에 ‘월래’라는 약혼녀가 있었다. 부근의 용추에는 청룡과 황룡이 살고 있었는데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어갈 무렵, 그 중 청룡이 성을 내어 둑 한 군데를 무너뜨렸다. 처녀를 용에게 받쳐야 공사가 무사히 끝날 것이라는 공론이 돌던 때에 마침 월래가 원덕랑을 만나려고 김제에 왔다. 김제태수는 월래를 몰래 보쌈해 용에게 받칠 음모를 꾸몄고, 이를 안 단야는 스스로 제물이 되어 둑을 완성시키고, 자신이 사랑하던 원덕랑이 월래와 혼인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쌍용놀이에는 전설적인 내용이 강하게 남아있는데, 이 지역의 논농사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생각된다. 수리관개는 삼국시대 때부터 있었던 일로, 전국에서 가장 넓은 호남평야의 한 가운데 있는 벽골제는 특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즉, 논농사에서 물은 꼭 필요한 것이었고, 제방공사와 용의 이야기가 합쳐져 민속놀이로 된 것 같다. 이 지역에서만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민속놀이로, 지금도 해마다 벽골문화제전의 주요 행사로 거행되고 있다. 이종근기자 |
(김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다사다난했던 신묘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임진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새해에는 총선과 대선 및 한반도 주변정세의 격변 또한 예고되어 대한민국의 국운과 미래가 점쳐지는 한해이기도 하다. 그간의 어지러웠던 정국보다는 새해에는 풍운지회(風雲之會)의 기운이 넘쳐 세계의 주역으로 대한민국이 비상할 수 있는 도약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수리시설인 김제 벽골제에 설치된 최평곤 작가의 쌍룡 조형물 뒤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2011.12.28
- ▲ 충남 공주 계룡면 중장리 마을의 간판을 정비하고 조형예술 작품을 설치하는 등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신현종 기자 shin69@chosun.com
- [충청] "삭막했던 우리 마을에 예술이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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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중장리 '공공미술'… 쉼터·화단 등 작품 설치
"허허벌판에 이색 조형물이 들어서고 칙칙한 담에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졌어요. 마을 분위기가 확 달라졌죠. 차를 타고 지나던 이들이 내려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어요."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 입구의 전형적인 농촌마을 중장리가 최근 화사한 '예술마을'로 탈바꿈했다.
별다른 특색없이 적막했던 중장리 삼거리부터 하대리 삼거리 사이 1km 구간의 방앗간, 수퍼마켓, 초등학교, 딸기밭 등에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마을입구를 알리던 낡은 수퍼마켓 간판은 화사한 연꽃모양 작품으로 바뀌었고 부처님 손모양을 본뜬 벤치가 들어섰다. 특히 마을회관 앞에 최평곤씨가 철근과 대나무로 만든 5m 높이의 대형 '나무그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임재일씨가 자연석 위에 4.5m 높이로 세운 배추·나비 모양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조형물 '생활의 근원'도 눈에 확 들어오는 작품이다. 자연과 농촌의 소중함을 기리자는 뜻이 담겼다.
- ▲ 공공미술프로젝트에 의해 다양한 미술작품이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에 설치됐다. 왼쪽부터 최평곤씨의‘나무 그늘’, 이인희씨의‘책 모형의 화단’, 임재일씨의‘생활의 근원’./신현종 기자shin69@chosun.com
조용했던 시골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게 된 계기는 공공미술프로젝트의 결과.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의 2009 마을미술프로젝트 '길섶 미술로 가꾸기' 공모사업에 선정된 오늘공공미술연구소(소장 임재일)가 5개월간 작업 끝에 마을 분위기를 확 바꾼 것이다.
'모심으로 미소 짓다'를 주제로 예술작품을 통해 누구나 한 번쯤 웃고 지나치는 공간으로 꾸미자는 취지로 꾸몄다. 임재일, 서희화, 최평곤, 김진희, 이인희, 전수현, 강나루, 정하응, 박건규 등 9명의 공공미술작가들이 다양한 조형작품을 설치했다.
작품 설치 후 주민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김정금(68)씨는 "다양한 조각이 설치된 후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밝아졌다"며 "마을의 자랑거리가 생겼다"고 반겼다. 주민들은 새로 들어선 조형물들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마을회관에 주민 순회진료를 나온 공주보건소 조유나(27) 운동처방사는 "많은 마을을 다녀봤지만 이처럼 색다른 볼거리를 구경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즐거워했다.
오늘공공미술연구소는 공주시의 지원을 받아 갑사로 가는 길가 건물벽을 벽화로 꾸미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벽화작업이 모두 마무리되는 다음 달 중순쯤 주민과 어우러지는 조촐한 예술잔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임 소장은 "다양한 공공미술 작품을 통해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마을로 꾸미고자 했다"며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룬 정겨움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뉴시스통신사】
김제 벽골제수호신 '쌍용'
뉴시스 | 기사입력 2008.10.02 15:51
2일 오후 하늘과 땅이 만난다는 김제 벽골제를 중심으로 개최된 '제10회 김제지평선축제'에 수만 개의 대나무를 엮어 만든 길이 54m, 높이 14m의 축제 상징물인 벽골제수호신 '쌍용'을 한 어린이가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다. 오는 5일까지 5일간에 걸쳐 열리는 축제는 7개 분야 77개 프로그램으로 문화와 역사의 생생한 현장교육의 장으로 펼쳐지며 논두렁마당, 들녘전통놀이마당, 세계문화마당 등 9개의 '마당'이 구성돼 흥을 돋군다. /고석중기자
※ 공주시, 4대강 비판 '뼈만 남는 물고기' 작품 훼손
오마이뉴스 원문 기사전송 2010-08-31 09:45
[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
충남 공주 금강둔치 잔디에 새겨놓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꼬집는 미술작품. 잔디를 깎는 방법으로 뼈만 남은 물고기(가로 100m)를 그려 4대강 사업이 강 죽이기사업임을 표현했다.
ⓒ 대전충남민예총
예술인들이 충남 공주 금강둔치 잔디에 새겨놓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꼬집는 미술작품이 설치 이틀 만에 공주시에 의해 훼손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대해 예술인들은 '명
백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민족극운동협회 소속 전국 예술인 200여 명은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 동안 충남 공주 금강변에 모여 금강둔치 잔디를 깎아 대형 그림을 그리고 '강굿'(江굿)을 개최했다. 금강의 대표적인 나루터였던 고마 나루터와 구드레 나루터가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될 위기에 처해지자 '강을 지키자'는 취지로 '생명의 강지키기 예술행동' 행사를 기획한 것.
'대형 잔디그림'의 경우 전국민족미술협의회 및 대전충남 민족미술협의회 소속 작가 20여 명이 참여했고, 설치미술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최평곤씨가 총감독을 맡았다. 이들은 무더위 속에 공주 금강교아래 금강둔치 잔디에 가로100m, 세로 60m 크기의 뼈만 남은 대형 가시물고기 작품을 그렸다.
하수처리장에 ‘예술의 향기’가…
※ 한겨레 원문 기사전송 2009-10-21 19:05
한겨레] 양평환경미술제 설치조각 20여점 영구 전시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한강생태공원과 강하 하수종말처리장에 예술작품 20여점이 영구 설치된다.
양평환경미술제 조직위는 최근 ‘2009년 양평환경미술제’의 일환으로 11개 팀이 참여해 설치조각 작품 20여점을 설치하고 미술제가 끝나는 11월부터 양평군에 기증해 현장에 영구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설치조각 작품의 야외 설치는 모텔촌으로 변한 한강 상류 주변에 대한 양평군의 환경정화 사업과 맞물려 있다.생태공원 들머리에는 붉은 바탕의 말없음 표지(권남희)가 세워지고, 탐방객 안내소 2층에서는 거대한 대나무 인간(최평곤)이 손을 내민다. 공원 안에는 하늘과 자연을 반사하는 바위들(안종연), 폐목을 이용한 쇠뿔 모양의 목조각(이재효)이 놓이고, 4m 높이의 나무와 철로 엮은 얼굴 안에서 나무가 자란다(이종빈). 습지에는 스테인리스 섬(김승영), 뗏목 탄 동물과 인간(김태준)이 설치됐으며 썰렁했던 하수종말처리장 옥상(박종해)과 벽면도 작품으로 바뀌었다. 박천남 책임큐레이터는 “목이 좋은 곳은 모두 사유지여서 생태공원에 작품들이 자리잡았다”며 “탐욕으로 얼룩진 한강 상류의 환경이 정화되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생태공원과 하수종말처리장은 골재 채취장으로 쓰이던 흉물 남한강 둔치를 천변습지로 복원한 곳이다. 070-7137-6365. 임종업 선임기자
미술 언어 통한 평화 메시지 전파! 민족미술인협회 2009평화미술제 13~31일 제주현대미술관
김현종 기자 | tazan@jejunews.com
데스크승인 2009.08.17
▲ 최평곤 作 '여보세요
제주에서 평화의 메시지가 미술적 언어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민족미술인협회(회장 강요배)가 주관하는 2009평화미술제가 ‘대지의 꽃을 바다가…’란 주제로 13~31일 한경면 저지리 제주현대미술관 상설전시실과 제1.2기획전시실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어서다.
이 전시는 제명이 암시하듯 ‘올바른 생명을 찾는 평화의 방법’에 대해 작가들이 미술적으로 고찰한 결실을 선보이는 자리다. 작품들은 다시 상설전시실에 ‘숨’, 1기획전시실 ‘소리’, 2기획전시실엔 ‘꿈’을 테마로 구분 전시됐다.
4.3 때 정뜨르 학살부터 최근 용산참사까지 전국에 걸친 일련의 역사적 굴곡이 화면마다 깃들어있다. 거기, 사회적 의미를 풀이해 상처 보듬고 평화를 갈구한 작가들의 사명이 읽힌다.
참여 작가는 도외 김정헌(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이종구, 김인순, 민정기, 손장섭, 임옥상씨 등과 도내 강요배 회장, 강문석, 고길천, 김수범, 양미경, 오석훈씨 등을 포함 99명이다.
또 시민 6명의 작품도 함께 내걸렸다. 미술관에 대한 대중 접근을 확산하는 차원의 시도다.
이번 평화미술제와 맞물려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사찰 기원정사에서는 작가 6명이 참여한 ‘마라도에서 길을 묻다’ 특별전이 오는 9월 30일까지 마련되고 있다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05-26 19:33
미군기지 이전예정지인 경기 평택시 대추리 주민들이 마을에 세웠다 지난해 4월 평택호 공원으로 옮긴 설치미술 작품을 시가 철거하려해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평택시는 지난해 4월 평택호 예술공원으로 옮긴 대추리 설치물 3점(대나무상·벽시·벽화 각 1점) 가운데 최평곤씨가 제작한 대나무상(높이 7~8) '파랑새'의 철거를 검토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공원 부지를 관리하는 서울국토관리청이 관련 규정상 하천부지에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며 시가 지난 달 요청한 하천점용 재허가 신청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이 대나무상은 대추리의 이주역사와 시대상 등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운동이 한창이던 2006년 4월 대추리 평화공원 내에 세워졌다.그러다 주민 이주로 마을 철거가 임박한 지난해 4월 평택시와 지역 시민단체간 합의에 따라 평택호 예술공원 부지로 옮겨진 것이다.평택참여연대 이은우 공동대표는 "평택호로 옮겨진 대추리 문예작품은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주민들의 아픈 이주역사와 시대상을 담고 있어 평화상징물로 후대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라며 철거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시 관계자는 "당시 이전 합의를 했던 시 담당자가 하천부지에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관련 규정을 꼼꼼히 살펴보지 못한 것 같다"며 "3년주기 하천점용 재허가가 3월말로 만료된 만큼 시민단체와 잘 협의해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평택/경태영기자 kyeong@kyunghyang.com>
※푸른 하늘을 나는 희망의 비둘기
뉴시스 기사전송 2007-12-04 18:05
【서울=뉴시스】 4일 아침 서울이 영하 5.3도를 기록하는 등 12월 들어서면서 추워진 날씨가 연일 영하권에서 맴돈다. 내일도 찬바람과 함께 서울 지방 최저기온이 영하 6도로 예보되는 등 쌀쌀한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용산공원에 설치된 삶에 지쳐 어깨가 굽은 서민의 모습을 담은 최평곤씨의 작품 ‘오늘’은 영원히 사라져버리고 푸른 하늘을 나는 비둘기처럼 희망이 가득한 세상이 되기를 15일 뒤면 선택될 지도자에게 기대해 본다. /우종원기자 atoz@newsis.com
※제51회 보도사진상- 한겨레신문 이종근기자 "대추리 '평화의 파랑새’는 언제 올까"
뉴시스 기사전송 2007-04-16 15:57
서울=뉴시스】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최종욱)는 캐논코리아 컨슈머이미징(주)의 후원 하에 제51회 이달의 보도사진상을 선정했다.
<작품설명>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들녘에 평화를 기원하며 세워진 조형물 ‘파랑새’ 너머로 3월14일 오후 저무는 해가 햇무리를 만들었다. 파랑새는 최평곤 작가가 대추리의 평화를 기리고자 엮어 만든 대나무 조형물이다. 대추리 주민들은 정부와 합의대로 이달 말 정든 고향을 떠나지만, 그들이 간직했던 ‘평화의 꿈’은 ‘햇무리’만큼 눈부시다. 사진 속 햇무리는 강한 광선이 카메라 렌즈를 통과하며 산란해 생겼다./한국사진기자협회 제공
※노래 하나를 품으면 탱크가 될까
대추리 '현장예술제' 12주간을 되돌아보며
들녘이 불타올랐다. 찰진 땅의 속살을 헤집으며 능욕하는 포크레인에 맞서 마른 짚단에 불을 놓아 축문처럼 흩뿌리던 날이었다. 천지간 매운 연기로 뒤덮인 들녘에서 눈 둘 곳 몰라 하늘을 치어다보았다. 능욕하는 포크레인과 마른 짚단에 붙은 불 그날도 미군 정찰기는 들판 위를 떠다녔고, 정찰기 지나간 자리에 수십 마리 새들이 쏟아졌다. 나는 한순간, 느닷없이 출현한 그 새들이 정찰기에서 쏟아진 줄 알았다. 정찰기가 오래고 고된 비행에 지친 새들을 실어다 황새울 들녘에 부려놓은 줄 알았다.
▲도두리 들녘에 세워진 최평곤 작가의 문무인상
정찰기는 새들의 길을 짓밟으며 하늘마저 유린했고, 충돌의 찰나를 모면한 새들은 가까스로 다시 날개를 저었다. 쫓기고 쫓겨 온 날개의 힘으로 세상을 뜨는 그들의 뒤를 들녘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긴 꼬리를 끌며 따라갔다. 그 환시가 여태 나를 따라다니며 귓속말을 한다. 정말 그런 것이라면 얼마나 아름답겠냐고. 대추리 들녘에 서면 자주 그런 환시를 본다. 21세기를 살다가 한순간에 1980년대로, 1920년대로 곤두박질친 것 같다. 아는 것이라곤 농사일밖에 몰라 흙 한 점 한 점 퍼다 날라 바닷물을 메우는 농투성이들이 거기 있고, 한가로이 날아와 먹이를 찾는 황새들이 거기 있고, 마침내 일군 논에서 난산 끝에 태어난 아이 같은 곡식이 거기 있다. 그리고 불도저로 담장과 대문을 부수고 총을 쏘면서 몰려온 미군들이 거기 있고, 문짝과 솥단지를 부여안고 쫓겨나는 사람들이 거기 있고,.....
※운수 좋은 날, 개성의 송악산을 사진에 담다
모처럼 평화 무드가 일어나려나? 일요일 아침 문득 임진각 생각이 난다. 어느 겨울 그곳에 갔을 때의 삭풍과 고요함과 쓸쓸함을 이 청명한 날의 따뜻한 기운으로 덮어쓰기 해버렸으면 하는 바람이 일어난다. 당장 카메라를 챙기고 주말 전용차의 시동을 건다. 빨리 다녀오면 점심밥은 집에 와서 먹을 수 있을 터.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여행길자유로를 질주의 대상으로 삼기에 과속 단속 기기의 수준은 너무도 멀리 가 있다.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심지어 구간 과속 단속 장비도 설치되어 있다. 구간 진입 지점부터 종점까지의 평균 속도를 계산해서 과속 여부를 판단하는, 매우 편리하고도 자칫 아차 하게 되는 도구가 그것이다. 차라리 2-3차선을 이용, 규정 최고속도인 90km/h나 그 이하로 달리며 구비구비 자유로의 가로등이 보여주는 기하학적 아름다움과, 강변 철책의 마름모 집단 사이로 들어왔다 나감으로써 규격화된 풍경의 조각을 보여주는 무장 지대의 강 풍경을 잡아내는 것도 즐겁다.일산에서 출발한 자동차는 그렇게 30분쯤 달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주차장에 들어섰다. 아침잠 없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텅 빈 주차장에서의 과속 놀이’를 한 뒤 평화누리공원으로 들어간다. 평화누리공원 진입로는 미안마 아웅산 외교사절 위령탑에서 생명길을 통해 들어가는 길과 주차장에서 카페안녕이 있는 소로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주차장에서 곧장으로 진입하자 연못이 나오고 못 한 가운데에 ‘카페안녕’이라는 찻집이 보인다. 카페안녕은 평화누리의 작은 쉼터인데 내후성 강판(코르텐-녹슨 철강 마감재)으로 외벽을 마감한 모습이 마치 세월이 100년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못을 건너려 하는데 숲쪽으로 도형을 현상하게 하는 조각 작품 하나가 눈에 잡힌다. 시민의 메시지를 벽돌에 새겨 작품으로 조합한 구조물이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우리 만나서 놀자 친구들아’ 등 평범하지만 감성이 담뿍 담긴 글귀와 글자체가 눈에 띈다.카페안녕을 가로질러 못을 건너면 바람의 언덕이다. 바람의 언덕은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자연을 이야기하는 공간이다.
바람의 언덕의 주인공은 바람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람의 실체를 보려면 바람에 흔들리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바람의 언덕을 가득 메운 3000여 개의 바람개비가 바로 바람의 형상을 보여주는 메신저다. 설치미술가 김언경 작가의 작품이다.바람의 언덕 옆으로는 인상적인 대나무 작품 네 점에 눈길을 끈다. 키가 점점 자라는 모습을 연상케하는 이 작품들은 대나무 작가로 알려진 최평곤 씨의 작품이다. 언덕 남쪽에서 이 작품을 한 눈에 바라보면 이 작품의 이름이 왜 ‘통일부르기’라고 명명되었는지 단박에 알게 된다.그리고 다 자란 ‘대나무 인간’의 시선에 여행자의 시선을 맞춰보면 무언가 간절한 소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것도 사실이다. 평화누리 공원에서 가장 멋진 뷰포인트는 작품 ‘노:리’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곳에 서면 유유하게 춤 추고 있는 깃발과, 저 멀리 보이는 ‘통일부르기’, 휘돌아 가는 바람개비들, 그리고 그 너머 민통선 밖 동산과 푸른 하늘이 하나의 프레임에 들어와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노:리’는 송운창 씨의 작품으로 우리나라 전통 ‘길쌈놀이’를 동기로 만든 작품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언덕 둘레를 촘촘하게 메우고 있었는데 지금은 듬성듬성하게 남겨놓고 나머지는 철수시켰다. 바람의 길이 많이 생긴 것 같아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다.언덕 끝에는 솟대집이 있다. 조금 을씨년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솟대집은 말 그대로 철판으로 만든 솟대와 그것들을 지지해주고 있는 사각형 공간 구조로 되어 있다.솟대집은 밖에서 볼 때도 많은 솟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면 벽면에도 솟대 모양의 조각창을 만들어 놓아, 그 조각 창 공간을 통해 보이는 언덕과 하늘의 풍경을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모처럼 짱짱한 날씨에 모자도 없이 땡볕을 계속 맞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훌쩍 떠나는 여행이라 해도 맑은날에 모자 하나 챙기지 않고 오다니… 발길을 임진각으로 옮긴다.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울산에서 가장 가난한 남구 야음동 신화마을 정점에 조각설치작가 최평곤씨가 만든 작품 '신화마을 지킴이'가 수호신처럼 우뚝 솟아 있다.<관련기사 있음>
※최평곤 작가, 2인전 참여
[629호] 2006년 09월 11일
▲ 포스코 미술관에 전시된 최평곤 작가의 ‘고치’
서울 포스코미술관에서 6일 개관, 27일까지 계속돼
설치미술가 최평곤 작가가 참여하고 있는 <Art beyond Life-강운, 최평곤전>이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포스코미술관에서 시작됐다. 최평곤 작가는 42개의 스티로폼과 대나무, 실 등으로 만든 ‘고치’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씨와 같이 2인전에 참여하고 있는 강운 작가는 지난해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에서 가진 개인전을 비롯해 10여회 이상의 개인전을 가진 풍경화가이며, 이번 전시회에도 일반적인 풍경화와는 다른 강운 작가만의 독특함을 드러낸 ‘空위의 空’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이번달 27일까지 계속된다
※최평곤 작가, 용산공원 조형물 전시
‘용오름-124년의 꿈’
[628호] 2006년 09월 04일
최평곤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이 용산 공원에 설치됐다.
지역의 설치미술가 최평곤씨가 용산미군기지가 철거한 자리에 조성될 예정인 용산공원에서 대나무로 만든 설치미술작품 ‘용오름-124년의 꿈’을 제작했다. ‘용오름’은 용산기지의 공원화를 통한 용산의 웅비를 승천하려는 용의 모습으로 상징화시킨 작품이다. 용의 총길이는 50m이며 높이가 15m에 이른다. 초기에는 푸른 대나무로 된 청룡의 모습이나 점차 대나무가 황색으로 변해 감에 따라 황룡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 작품은 국무조정실 용산민족역사공원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한명숙·선우중호)가 문화부의 협조를 얻어 최평곤 작가에게 의뢰해 제작됐다. 철골과 대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어린이 두 명이 용의 몸에 타고 승천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인근 대형 아트 벤치와 함께 8천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최씨는 “작품을 통해 용산기지가 문화·생태공원으로 거듭나 국민의 삶에 활력을 주는 공간으로 재탄생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최평곤씨, 2004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출품
[528호] 2004년 08월 23일
설치미술가 최평곤(48)씨가 공주에서 열리는 ‘2004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 새로운 작품을 출품했다.최씨는 ‘오르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산기슭에 산을 오르는 거인의 모습을 형상화시켜 주변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씨는 지난 2000년 왜목마을에 새로운 밀레니엄을 기념해 높이 12m의 사람형상 구조물을 전시해 화제가 됐었던 당진의 대표적인 설치미술가다. 이번 2004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국내 초대작가 34명, 외국 초대작가 31명의 작품으로 열리고 있으며 오는 10월31일까지 계속 될 예정이다
※생활 속으로 다가온 미술
고속철 동대구역, 최평곤씨 작품 ‘아버지와 아들’ 전시 중
[512호] 2004년 04월 27일 (화) 00:00:00
김항룡 기자
지역의 설치미술가 최평곤씨가 작가 3명과 함께 고속철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공공연한미술’로 국립현대미술관과 고속철도 동대구역이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누구나 쉽고 친근
하게 접할 수 있다. 전시기간은 2005년 4월19일까지 1년간 계속될 예정이다.
두 달여간의 작업을 통해 만든 작품 ‘아버지와 아들’은 미려한 외형선과 형상 사이사이에 부자간의 넘치는 정과 구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밖에도 김춘희씨의 ‘빛 그리고···’, 김태희씨의 ‘relation’, 이다씨의 slip_scape’등이 전시되어 관람객
과 미술 사이의 간격을 허물고 역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시각적 아름다움을 줄 예정이다
※설치미술가 최평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478호] 2003년 08월 04일 (월) 00:00:00 이필용
설치미술가 최평곤씨의 작품「파랑새」가 서울시립미술관 앞마당에 전시됐다. 지난 29일, ‘분단의 벽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서울 시립미술관 1층 전시장에서 열린 기획전에는 정전 50돌을 맞이해 분단의 고통과 반전·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 기획전 ‘분단의 벽을 넘어’의 상징적인 작품인 최평곤씨의 「파랑새」는 대나무를 쪼개서 일일이 엮어 만든 높이 10m의 거대 조형물이다. 이 작품은 소녀와 소녀의 손에 사뿐히 앉은 파랑새를 통해 50년의 세월동안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아온 우리 국민들의 염원과 핵무기로 위협받고 있는 세계평화에 대한 소망을 간절하게 담아내고 있다. 최평곤씨는 지난 2000년 묵은 천년과 새로운 천년이 만나는 때, 해뜨는 마을 왜목에 높이 12m의 거대한 사람형상 구조물 19개를 바닷속에서부터 해변가와 마을을 지나 언덕을 넘어 논에 이르는 2km의 거리에 연속적으로 설치한 바 있다.
※현장을 안고 시대의 강을 건너간다
화가 최평곤씨 <현장 2001전> 참가
383호] 2001년 08월 20일 (월) 00:00:00
송희정
8월17일부터 서울 성곡미술관<현장 2001전>이 서울 성곡미술관 별관에서 막을 올렸다.개별화, 파편화, 일상화의 강을 건너 오늘의 삶을 당대적 삶의 현장으로 포착한 9명의 중견 작가군의 역작들이 전시되고 있다.이 전시회에 왜목 대나무 설치전으로 미술계의 이목을 끌었던 화가 최평곤(45세)씨가 참가했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준기씨는 “이 전시가 주목하는 현장성이란 작가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현실주의적 감각으로 현장에 대해 발언하고 개입해 들어가는 상황과 그 결과물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라고 말해 이들 작가군이 인간적 삶의 현장성과 미술작업의 현장성에 충실한 작가들임을 말해주고 있다.김준기씨는 “<현장 2001 ; 건너간다>의 참여작가들 대부분이 격정적인 80년대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직접 소개하며 이 전시가 “신예, 기성을 막론하고 작가 재발굴 작업에도 의미의 한 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화가 최평곤씨는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지역에서 뿌리깊은 진보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 미래적 인간의 삶에 관한 구도적인 메시지를 담은 거대한 인체조형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나무로 엮은 8m의 거인 인체작업과 실내공간에 맞는 인체 설치조각을 출품한다.」 " 전시회 안내 포스터에서 "
※최평곤 화백 '새로운 예술의 해 기획전'에 참가
[337호] 2000년 09월 04일 (월) 00:00:00 |
화가 최평곤씨 「새로운 예술의 해 기획전」에 참가문화관광부 지원, 주제는 ‘월인천강지곡’9월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해 10월말까지 전시2000년 벽두를 왜목의 초대형 설치전으로 장식해 전국의 언론과 예술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당진의 화가 최평곤(44세)씨가 이번에는 문화관광부의 공식적인 지원 아래 ‘새로운 예술의 해’ 전시기획사업에 참가한다.문화관광부가 새로운 예술의 해인 올해를 기념해 마련하는 이 설치전은 <시간, 공간, 그리고 생명>,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주제로 동시대인들의 삶을 통해 거기에 담긴 역사의 의미를 거시적으로 통찰해보는 작품들로 구성될 예정,당초 이 전시기획은 각 작가들의 설치구조물을 서울시의 요소요소에 길잡이로 설치하고 그 주변 서민들의 삶을 카메라로 역동적으로 담아내는 종합전으로 기획되었으나 대형구조물을 번잡한 서울 시가지내에 설치, 이동하는 문제에 서울시와 합의가 되지 않아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 번외지역에 설치만 하는 것으로 축소되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여전히 이 전시기획은 석가 부처의 탄생, 출가와 고행, 중생을 구제하는 일 등 부처의 일생과 일화를 노래로 엮은 세종대왕의 글 <월인천강지곡 - 천개의 강을 비추는 달빛을 노래함>에 바탕을 두고 있다.화가 최평곤씨는 이 기획전의 전체 주제 중 <현재에서 미래로>라는 테마를 맡아 현재 아미산 개인 작업실에서 왜목설치전 때 선보였던 대나무 구조물을 만드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최씨가 작업중인 구조물은 높이 12미터의 초대형 인간형상 3개로서 서로 비슷하면서도 각각 다른 자세를 취한 인간의 모습, 즉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최씨의 작품은 당초 경복궁에 설치될 것으로 기획되었으나 이 역시 문화재 관리 차원에서 대형구조물 설치에 필요한 협의가 되지 않아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작품전시는 9월15일 광화문에서 시작되었다가 중간에 다른 작품들과 함께 국립극장 앞으로 집결된 후 10월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이 전시회는 특히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 즈음해 시작되고 결실과 수확의 계절인 풍성한 가을 내내 열린다는 점에서, 만중생을 비추는 ‘달빛’의 의미를 음미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터에서 천년만년 농사지어라!”
-황새울 ‘들지킴이’가 말하다
황새울 들녘의 들머리에 서 본 적이 있는가? 이제는 철조망에 묶인 채 가슴살이 다 드러나도록 갈아엎어진 그 붉은 농토를 가본 적이 있는가? 반세기 동안 농투성이로 땀 흘리며 갯벌을 옥토로 일궈낸 그 땅, 그 푸른 들이 생장을 멈췄다. 할배 할매가 천막 1동, 보리쌀 한 가마, 목재 두세 지개를 받고 강제 이주해 얻은 그 땅이 붙잡혔다. 1952년 이후, 다시 50년 만에 팽성읍 대추리는 강제이주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공공조형물<들지킴이>는 강제이주 결정 이듬해인 2004년에 마을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황새울 들머리에 세워졌다.
작가 최평곤은 처음에 장승을 생각했다. 지킴이로 그만한 조형물이 있었던가. 그러나 키 작은 장승과 솟대로 350여 만 평의 들녘을 품기에는 너무나 초라했다. 그래서 그는 무엇보다 힘 있는 지킴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전통의 맥락을 고수하며 큰 의미를 갖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다 문무인상을 떠 올렸다. 이후, 온양 민속박물관의 민속자료를 살펴가며 형상의 구상과 의미를 재 맥락화 하는 작업에 골몰했다. 무인상 11m, 문인상 10m라는 거대한 대나무 수호신이 서게 된 것은 그런 연유다.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우뚝 선 대나무 <들지킴이>는 그렇게 마을사람들의 곁에서 ‘풍파’를 견디며 막아내고 있다.
장승이 그러하듯 이 상(像)은 하나의 경계요, 이정표요, 신(神)이다. 그러나 괴엄(魁嚴)한 표정은 없고 오로지 숭엄(崇嚴)한 자태로 천지간에 서 있다. 신이 선 이래로 사람들은 저항의 고비마다 이곳에서 고사지내고, 불 밝히며, 액병(厄病)을 빈다. 천년만년 이 터에서 농사짓게 해 달라고 목청을 높인다. “지금 아무것도 갈아엎지 않고 내리 내리 깃들고 싶다”고 말한다. 공공미술은 이와 같다. 천박한 자본의 욕망 따위에 짓눌린 미술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생동하는 생생지리(生生之理:하늘이 인과 물을 끊임없이 낳은 이치)의 율동과 같다. 그리하여 미술은 제가 선 자리에서 끊임없이 메시지를 타전해 나가는 것이다. 백무산의 대추리 벽시 ‘풀씨처럼 우리가 가야할 땅’을 보라! “그곳은 우리가 가야 할 땅/사막에 내리는 소나기처럼/대지에 내리는 풀씨들처럼/우리 몸이 내려야 할 땅/언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자갈땅에 내려앉는 민들레 꽃씨처럼/우리 몸이 가서 적셔야 할 땅/달려가 한 몸 되어야 할 땅”이라 하지 않는가.
[경기일보-김종길의 길위의 미술] 연재1